가상화폐 뇌동매매 방지하는 방법 (ft. 투자원칙, 존버, 단기 중장기, 소액, 여윳돈)

돈공부

코인에 투자할 때 어떤 원칙을 세워야 할까요?

아는 후배 한 명이 2018년 초 한때 가상화폐 투자로 5억 원에 가까운 평가이익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 가상화폐에 크게 관심이 없던 후배였는데 비트코인이 연일 급등하고 주변에서 큰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리던 어느 날 제게 오더니 불쑥 “가상화폐에 투자 좀 했습니다” 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하더군요. “얼마나 투자했느냐”고 묻자 2천만 원쯤이라고 하더군요.

그 후배의 사회 경력을 감안할 때 너무 큰 돈이 아닌가 싶어 “혹 어떤 경로로 투자 정보를 얻어서, 어떤 코인을 샀느냐”고 하자, 지금은 사라져버린 한 알트코인을 얘기하더니 SNS 상에서 꽤 유명한 개인 투자전문가 말을 듣고 샀다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쯤 지나 그는 2천만 원이 5억 원 가까이 되었다고 했고, 저는 “당장 인출해서 아파트라도 사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 후배는 10억 원만 채우면 팔겠다고 했고, 그 이후 결말은 얘기 안 해도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가상화폐든, 주식이든, 펀드든 어떤 투자자산이나 마찬가지일 테지만, 특히 시세 변동이 크고 투자에 따른 위험성이 높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경우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가 반드시 지키겠다는 투자원칙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소개한 제 후배처럼 코인으로 큰돈을 만져 보겠다며 시작한 투자가 자칫 ‘한여름 밤의 꿈’이 되어버릴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알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알트코인도 움직이는 이유

여기에선 저의 가까운 후배에게 조언한다는 생각으로, 몇 가지 투자 원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이 원칙들을 따를지 여부는 스스로가 판단할 부분이지만, 이에 따르지 않더라도 투자하는 내내 머릿속에 염두에 두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선, 가상화폐에 처음 투자할 때부터 거액을 투자하지 말고, 일단은 소액으로만 시작했으면 합니다. 이때 투자하는 돈도 다른 용도가 있는 자금이 아닌, 철저히 여윳돈이면 더 좋습니다. 최대한의 손실을 내더라도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성격의 자금을 소액으로만 우선 투자하라는 얘깁니다.

참고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자사 고객들에게 “자신의 투자자산 중 5%만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개인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통상 많아야 5%, 적게는 2% 정도를 적정 비율로 봅니다.

다음으로, 투자 판단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내리라는 겁니다. 물론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영역이 있겠지만, 최종 투자 결정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내려야 하며 그래야 결과에 대한 복기를 통해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열심히 발품을 팔아 정보를 취득해야 합니다.

투자의 세계는 철저한 제로섬(Zero-sum) 게임인데, 주변에서의 말 한 마디나 SNS 상에 나도는 근거 없는 글에 휘둘려선 안 됩니다. 특히 갑자기 가격이 급등하는 코인에 올라타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이런 뇌동매매*는 지양해야 합니다.

뇌동매매
: 투자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확실한 시세 예측을 통해 매매하지 않고, 인기에서의 인기나 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에 무작정 따라가는 매매

한 발 더 나아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자금 내에서도 코인 별 투자 배분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다수의 자금은 거래량이 많아 유동성이 좋으면서도 시가총액이 큰 메이저 코인 위주로 안전하게 투자하면서, 일부만 알트코인투자에 배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신의 투자 성향이나 자금 성격을 분명히 규정해야 합니다. 스스로 단기투자자임을 분명히 한다면 기대수익률을 정하고 손절매할 타이밍을 미리 고려해야 합니다. 일정한 이익을 냈을 때 과감하게 포지션을 청산하는 익절과 정해놓은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때 미련 없이 매도하는 손절매 시점을 미리 정해둬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중장기투자라고 한다면 단기 시세에 얽매이지 말고, 기업과 프로젝트가 백서에 따라 얼마나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는지 살피면서 보유할지, 처분할지만 판단하면 됩니다. 비속어인 ‘존버’*라는 말을 많이들 쓰는데, 이는 이익이 날 때까지 무조건 버틴다는 뜻보다는 펀더멘털이 좋은 코인을 사서 그 전망을 믿고 중장기투자를 한다는 뜻이어야 합니다.

존버
: 끝까지 막연하게 버틴다는 뜻으로,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서둘러 처분하지 않고 버티는 투자자들의 행동
비트코인 초보자를 위한 꿀팁 정리
: 주식도 위험자산이지만, 가상화폐는 그보다 더 큰 변동성과 리스크를 가진 고(高)위험자산인 만큼 투자를 시작하기 전부터 전체 투자 가능한 자산 중 일부만 소액으로 투자하면서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한편, 목표로 한 수익이나 손실이 나면 과감하게 처분할 수 있는 결단력을 가져야 합니다.

▶가상화폐 시세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사이트 비교 (ft. 김치프리미엄)

▶가상화폐 비트코인 vs 주식 투자방식 공통점과 차이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