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돈공부
모든 가상화폐들의 가격은 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까요?
언뜻 보면 모든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상당수’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가상화폐들이 한 방향으로 오르고 내리는 건 아닙니다.
다만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일정한 방향으로 비슷하게 움직이는 건, 기본적으로 시장 내에서 ‘대장주’로 불리는 비트코인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전체 가상화폐시장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우리는 ‘비트코인 도미넌스(Bitcoin Dominance)’이라고 부르는데, 이 비중이 시시각각 바뀌긴 해도 가장 낮을 때에도 30%가 넘고, 높을 때엔 50%를 넘기도 합니다.
이렇게 비트코인이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비트코인 시세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여타 알트코인들의 가격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하락할 때마다 알트코인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될 수밖에 없고, 결국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시장 전체의 급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2021년 4월 이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자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이때 비트코인에 집중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고, 이 소식이 다른 코인들의 가격 급락까지도 부추기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사실 알트코인 하나하나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개별 기업들과 마찬가지다 보니, 해당 코인을 발행한 기업이나 재단이 애초에 백서(Whitepaper)*에서 약속한 대로 프로젝트를 잘 진척시키고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게 정상적입니다. 이는 아직까지 비트코인에 견줄 만한 알트코인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시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백서(Whitepaper)
: 원래는 영국 정부가 발간하는 공식 보고서를 일컫는 말이었다가 지금은 각국 정부 부처들이 내는 보고서를 통칭하는 말로 쓰임. 코인 프로젝트들이 내놓는 백서는 코인 소개와 프로젝트의 로드맵, 구성원 등의 정보를 담고 있음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코인시장의 2인자인 이더리움의 가파른 성장세가 그런 희망의 단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들어 비트코인 가격이 확연히 높아지자 기관투자가들은 비트코인의 대체재를 찾아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더리움이 기관들의 눈에 든 겁니다. 플랫폼으로서의 기능과 스마트 컨트랙트 계약(Smart Contract)이라는 비트코인과 차별화된 기능 덕에 여러 곳에서 쓰임새를 확인한 이더리움은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해 실제 구현해낸 사례 및 예제
특히 이더리움의 경우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올해 이더리움 선물이 상장되었고, 기관투자가나 개인 고객자산가들이 투자할 수 있는 이더리움 전용 간접투자상품(펀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비트코인을 위협하는 투자자산으로 인정받는 날도 머지 않았다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제2, 제3의 이더리움이 나와줘야 한다는 겁니다. 한때 시가총액 3위까지 치솟으며 이더리움을 바짝 뒤따르던 리플(XRP)이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기소 당하면서 주저 앉은 일로 인해 이런 기대가 현실화하는 덴 꽤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주식시장처럼 코인시장에서도 각 개별 코인들이 각자의 호재와 악재에 따라 가격이 등락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며, 그래야만 코인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아무런 재료도 없는 어떤 알트코인이, 비트코인 가격이 뛴다고 함께 올라가서야 어디 정상이라 할 수 있을까요?
아울러 각 코인들이 각자의 논리로 움직여야만 주식시장에서의 개별장세 또는 종목장세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전체 지수가 올라가지 않아도 똘똘한 종목 하나만 잘 고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투자자 기반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그래야만 좋은 종목을 매수하고, 전망이 좋지 않은 종목을 매도하는 이른바 ‘롱숏(Long-Short)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 자금이 적극적으로 유입될 수 있을 겁니다. 다양성이 시장을 보다 풍성하게, 그리고 활력 있게 만든다는 건 누구나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롱숏(Long-Short) 전략
: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들이 주로 쓰는 전략으로, 매수를 뜻한 롱과 매도를 뜻하는 숏을 한꺼번에 구사하는 것을 말함. 상승을 예상하고 하락에 대비하는 전략을 병행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차익거래를 할 수 있음
비트코인 초보자를 위한 꿀팁 정리
: 최근 이더리움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상화폐시장에서의 전체 시가총액 중 절반 가까이를 비트코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시장은 다양성을 가지지 못하고 개별 코인에 대한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습니다. 주식시장처럼 개별 코인 하나하나가 자신만의 재료로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강한 가상화폐시장을 앞당기는 일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