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꿀팁

예전에 군것질할 것이 별로 없던 시절에 옥수수를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있을 겁니다. 화전민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1960년대에는 북한 지방이나 강원도에서 주식으로 먹었지요. 중국의 장수촌인 바마현 사람들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먹어왔습니다.
또한 세계 3대 장수촌인 남미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마을에서도 콩과 함께 많이 먹는 음식이 옥수수입니다. 원산지는 볼리비아나 멕시코로 7,000년 전부터 중남미 지역에서 재배되었고, 콜럼버스 일행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졌습니다.
역사적으로 오래된 농작물, 옥수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분포하는 식용작물 중의 하나로서 밀 다음으로 경지 면적이 넓습니다. 그래서 연중 어느 때, 어디서나 생산되고 있지요. 미국이 세계 총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중국·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 등입니다.

영국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한 청교도들이 가장 먼저 심은 것이 옥수수였습니다. 원주민인 인디언들에게 옥수수 씨를 얻어 뿌리고 재배법도 배웠던 것이지요. 그래서 옥수수 수확을 기념하여 감사의 제사를 지냈는데, 그것이 1620년 미국 추수감사절의 기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 때 원나라에서 전달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중국 강남에서 왔다고 하여 강냉이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옥수수 하면 강원도인데, 올챙이묵 혹은 올챙이국수는 옥수수가루로 죽을 쑤어 만든 향토음식이지요.
옥수수의 쓰임새
인간의 식량, 즉 팝콘이나 과자 등의 다양한 곡물식을 만드는 원료뿐만 아니라 가축 사료·산업 원료 등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주로 가축 사료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식량으로 이용되고 있지요. 옥수수의 줄기는 종이와 벽판을 만드는 데 쓰이며, 옥수수 속은 숯을 만들어 연료 또는 산업 용매의 조제에 이용됩니다. 그리고 옥수수 껍질 잎은 아주 오래전부터 실로 짠 부적이나 인형 등의 민속품 재료로 쓰여왔습니다.
옥수수의 효능

옥미玉米 혹은 옥촉서玉蜀黍라고 하는데,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중간 성질로서 여러 가지 약효가 있습니다. 우선 옥수수를 먹으면 입맛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곤 하는데, 위장을 건실하게 하고 뱃속을 조화시켜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입맛이 없고 소화불량이 있거나 설사하는 경우에 좋은데, 특히 더위를 먹은 경우에 적합합니다.
또한 이뇨 작용이 있어 요도염·방광염을 비롯해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으면서 아픈 병증을 치료하고, 각기병과 부종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옥수수의 섬유질은 장을 자극하여 운동을 활발하게 하므로 대변을 잘 나오게 하지요. 비타민 E도 들어 있어 노화 방지 효과가 있습니다.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옥수수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있으며 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 질환을 방지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특히 옥수수기름은 동맥경화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지요. 또한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으므로 당뇨병 환자에게 좋습니다. 항암 물질이라고 알려진 프로테아제 억제제가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어 악성 종양의 생장을 억제하는 항암 작용도 있으므로 암 예방식이나 암 환자의 건강식으로도 좋습니다.
옥수수의 영양 성분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대부분 녹말이고, 단백질과 지방도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tryptophan·라이신이 거의 들어 있지 않고 비타민 B3, 즉 니아신도 부족하며 류신 성분이 니아신 합성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옥수수만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 펠라그라병이 잘 생기는데, 얼굴·목·손발 등의 피부염, 설사·치매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려면 우유·고기·달걀 등과 함께 먹어야 합니다. 그래도 옥수수 씨눈에는 영양이 풍부한데, 레시틴lecithin은 신경조직에 필요하고, 비타민 E는 피부의 건조와 노화를 예방하며 피부의 저항력을 높이는 작용이 있습니다.
옥수수기름의 효능
옥수수기름은 씨눈에서 추출한 것이지요. 불포화지방산이 87%나 되므로 콜레스테롤의 합성과 흡수를 저지시켜주므로 좋은데, 리놀레산을 비롯하여 올레산·팔미트산 등이 주성분이고, 다른 식용유에 비해 인지질·토코페롤·스테롤 등의 함량이 높습니다. 토코페롤은 비타민 E의 종류로서 항산화 효과가 커서 세포막을 구성하고 있는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억제함으로써 세포막의 손상, 나아가 조직의 손상을 막아주며 노화 방지 효과가 있습니다.
옥수수 샐러드유는 산화 안정성이 다른 기름보다 우수하고 가열 처리 후 보존성과 빛에 노출되었을 때의 안정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각종 식품 가공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옥수수가 국제 농산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
곡류 가운데 옥수수는 국제적으로 관심의 초점인데, 국제 곡물 가격의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수년 전에는 옥수수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대체에너지, 즉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뽑아내는 바이오 연료 개발을 위해 수출량을 대폭 줄이는 바람에 옥수수의 국제 가격이 무려 4배나 올랐던 적도 있습니다. 게다가 옥수수와 대체 관계에 있는 다른 곡물과 식료품 가격도 도미노식으로 동반 상승했지요. 앞으로도 국제 농산품 가격에 미치는 옥수수의 영향은 상당할 것이고, 그에 따라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가 옥수수에 관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옥수수 박사로 불리는 김순권 교수 덕분이지요. 옥수수가 아프리카와 북한에서 식량 부족을 해결하는 식품으로 재배되고 있는 데는 김 교수의 역할이 컸습니다. 김순권 교수는 17년 동안 아프리카의 자연환경과 병충해에 강한 옥수수 품종을 24종이나 개발하여 아프리카 중서부 4억 인구의 식량난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아프리카인들에 의해 여러 차례 노벨 평화상, 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받았습니다.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1995년에 귀국하여 북한의 토양에 맞는 슈퍼 옥수수 품종을 개발하여 매년 50만t 이상의 증산을 거두게 했습니다. 1998년에 국제옥수수재단을 설립하여 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재배 환경에 적합하고 기후변화와 병충해에 강한 옥수수 품종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시아의 몽골·미얀마·네팔·캄보디아, 아프리카의 짐바브웨·카메룬 등의 나라에 성공적인 사업을 펼쳤지요.
옥수수는 누구나 먹어도 문제가 없을까?
옥수수만을 주식으로 먹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중국의 바마현 사람들도 옥수수와 쌀을 섞어서 죽을 끓여 먹거나 옥수수 죽에 화마火麻, 즉 대마를 섞어 먹습니다. 하지만 옥수수도 과식하면 장에 자극을 줄 수 있는데, 특히 비·위장이 허약한 사람이 먹으면 설사를 잘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비·위장이 냉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비만인 사람도 옥수수를 많이 먹지 않아야겠습니다. 옥수숫가루의 100g당 열량은 쌀·보리와 비슷한 360kcal가량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콘칩과 팝콘의 열량은 각각 539, 503kcal나 되므로 다이어트와는 상극입니다.
옥수수수염에는 어떤 약효가 있을까?

옥수수의 약효도 쓸 만하지만 실제로 질병 치료에는 옥수수수염이 한약재로 쓰여왔습니다. 옥수수수염은 말려서 쓰는데, 옥미수玉米鬚·옥촉수玉蜀鬚 또는 옥촉서예玉蜀黍蕊라고 부릅니다. 소변을 나오게 하는 효능이 매우 강하고 소염 작용도 있어 몸이 붓는 경우는 물론이고 요도염·방광염·신염·신우신염 등의 치료에 활용됩니다. 또한 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통증이 있거나 신장이나 요관에 돌이 생긴 요로결석으로 인해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중년 이후에 흔한 전립선비대증에도 옥수수수염을 달여 마시면 효과가 큽니다. 산모에게도 도움이 되는데, 임신 중 부종에 쓰고 산후에 젖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에 달여 마시면 젖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지요. 이렇게 이뇨 작용을 돕는 것은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옥수수수염의 다른 효능은?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신장 관련 질환뿐 아니라 고혈압·당뇨·황달성 간염 등에도 좋습니다.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있으며 황달을 물리치는 효과도 뛰어나 황달성 간염의 치료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담석으로 인한 통증을 개선시켜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강한 이뇨 작용으로 붓기를 빼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으며 짠 음식을 많이 먹거나 잦은 야식으로 독소와 염분이 쌓여 몸이 붓는 경우에도 효과적입니다. 물 대신 수시로 마셔주면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해 피부 미용에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년 이후에 비만하면서 혈압이 높고 소변이 시원치 않거나 양이 적으며 잘 붓는 사람은 옥수수수염을 달여 수시로 마시면 좋습니다.
피부에 좋은 옥수수수염

한국식품연구원은 옥수수수염 추출물이 멜라닌 색소의 생합성을 억제해 피부 미백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피부세포 실험에서 옥수수수염 추출물이 세포 독성 없이 멜라닌의 생성을 37.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특히 미백 화장품에 널리 사용되는 미백 기능성 물질인 알부틴arbutin이 멜라닌을 26.8% 감소시키는 것보다 10% 이상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는 것이지요.
또 멜라닌 생합성을 촉진해 피부를 어둡게 만드는 데 관여하는 효소인 티로시나아제tyrosinase의 세포 내 생성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옥수수수염 추출물은 세포 독성이 거의 없으면서 멜라닌 색소의 생합성 억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피부 미백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된다고 합니다.
▶냉면 '메밀' 약효 효과 및 섭취시 주의사항 (ft. 성인병 예방 치료, 체질, 외용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