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돈공부
비트코인을 왜 디지털 금이라고 하나요?
비트코인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金)’이라고 말하는 걸 들어봤을 겁니다. 그 자체로 늘상 값어치가 있고, 그 때문에 화폐를 대신하기도 하고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이 되기도 하는 금에 빗대 디지털 상에 존재하는 비트코인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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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봤듯이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 BTC로 제한되어 있어 희소성을 가집니다. 지구상에 총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가치를 가지는 금과 닮은 대목으로, 이로 인해 비트코인을 디지털 상에 존재하는 금이라고 해서 ‘디지털 금’이라 부르곤 합니다.
일단 금은 인류 역사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가치 있는 존재로 여겨져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라오의 무덤을 꾸미거나 신전에서 종교의식을 행할 때 금을 필수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이후 금은 금화로 만들어져 사용되었고, 금본위제 하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를 담보해주기도 했습니다.
금은 산업 측면에서는 보석산업의 핵심 원료가 되었고,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산업은 물론이고 치의학이나 항공우주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는 소재가 되었습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 하자면, 금은 그 자체로 내재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비트코인은 태생적으로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이라면서 “그런 자산이 왜 이렇게 비싼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인식을 부정하는 발언이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일반적으로 어떤 것의 내재가치는 금과 같은 물리적 특성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이 가지는 희소성 자체가 가치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분산원장에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참여자들이 함께 그 유효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작동시켜주는 비트코인은 무형의 내재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최근에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만 해도 그렇습니다. 현실이 아닌 웹이나 인터넷,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추상적인 가상세계를 말하는 메타버스는, 대표적인 메타버스인 로블록스(Roblox)나 네이버 제페토(Zepetto)만 봐도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
: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ㆍ경제ㆍ문화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로, 로블록스나 네이버 제페토처럼 그 안에서 수익 창출도 가능해지고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이 금과 마찬가지로 내재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화폐 발행이 늘어나서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에도 그 내재가치가 유지됨으로써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헤지(Hedge)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비트코인과 금은 전체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는 데다 시간이 갈수록 채굴하기가 더 어려워져 공급량이 점점 더 줄어든다는 점에서 디플레이션(Deflation)적인 성격을 지닌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화폐량이 늘어나는 인플레이션 시기에도 그 가치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연구기관들도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글로벌 유력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비트코인 채굴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고, 전통 금융시장의 바깥에 있어 영향을 덜 받으며, 공급량을 쉽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면에서 금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 때문에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을 금처럼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굴지의 투자은행(IB)인 씨티그룹도 “1970년대 극심한 인플레이션의 결과로 금값이 오른 것처럼,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풀어낸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같은 이유로 JP모건체이스도 “비트코인과 금의 경쟁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진 비트코인을 완전한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는 덴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비트코인이 가지는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입니다. 사실 금도 다양한 선물과 옵션상품,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등장해 서로 헤지거래와 차익거래가 가능해진 시기가 되어서야 가격 안정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 다양한 파생상품을 갖춰가고 있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초보자를 위한 꿀팁 정리
: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제한되어 있는 희소성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작동시키는 동력이라는 내재가치 덕에 금(金)에 비견되는 ‘디지털 금’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특히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시기에 금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역할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