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돈공부
비트코인 반감기란 무엇인가요?
비트코인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을 2,100BTC로 제한해뒀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는 나중에 비트코인 발행량이 무한정으로 늘어나 그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무지막지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돈의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사토시의 이런 안전장치는 비트코인이 가지는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토시는 비트코인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또 하나의 안전장치를 비트코인 시스템 내에 심어뒀는데, 그것은 ‘반감기(Halving)’라는 개념입니다. 반감기는 말 그대로 ‘반(半)으로 줄어든다’는 뜻으로, 채굴이라는 행위를 통해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비트코인 양이 일정 기간마다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비트코인 채굴이란 블록 내에 있는 암호를 푸는 작업인데, 비트코인 발행이 완만하게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 그 암호를 푸는 작업의 난이도를 어렵게 함으로써 비트코인 공급량 증가를 억제하고 있습니다. 채굴에 따른 비트코인 보상은 약 4년을 주기로 절반씩 줄어드는데, 이는 비트코인이 공급되는 속도가 4년마다 반으로 준다는 뜻입니다. 채굴을 하면 할수록 채굴이 어려워지고 보상이 줄어드는 게 금의 채굴 특성을 본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토시가 최초의 제네시스 블록을 생성하고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돌리기 시작했을 때는 채굴자가 비트코인 블록을 하나 쌓을 때마다 비트코인 50BTC씩을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그러다 2012년 11월 28일에 첫 반감기를 맞았던 비트코인은 채굴 보상을 50개에서 25개로 절반을 줄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쯤 지난 두 번째 반감기였던 2016년 7월 9일에는 보상이 25개에서 12.5개로 다시 반토막 났습니다. 역사상 세 번째 반감기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12일이었고, 채굴 보상은 12.5개에서 6.25개로 다시 줄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매 4년마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규모는 절반씩 줄어들 겁니다.
우리가 비트코인 반감기를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모멘텀이 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서 기본 중의 기본은 가격이 공급과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인데, 누구나 알다시피 수요가 일정하다는 전제 하에 반감기에 공급량이 반으로 줄어들면 가격은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늘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당 기간 상승세를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첫 번째 반감기였던 2012년 11월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무려 1년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가격 상승폭은 무려 8,990%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그 이후 1년 반 가까운 장기적인 하락세가 뒤따르긴 했습니다. 그리고 2차 반감기였던 2016년 7월부터 비트코인 가격은 또 장기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1월까지 3,035% 상승했습니다. 물론 이때에도 2018년 1월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장기 하락 후 조정국면으로 돌아서긴 했고요. 그러나 세 번째로 맞이한 2020년 5월 반감기 이후에는 9월 말까지 무려 넉 달간 비트코인 가격이 거의 제자리 걸음을 보이며 ‘반감기=가격 상승기’라는 공식이 깨질 위기에 처했었는데요,
이후 10월부터 2021년 4월까지 6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1만 달러 수준에서 6만 달러까지 무려 여섯 배나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결국 ‘가격에 언제 반영되느냐’ 하는 시차만 존재할 뿐,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공급량 감소를 뜻하는 반감기는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법칙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많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려는 투자자라면 대략 4년마다 반복되는 반감기에 맞춰 비트코인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의견도 내놓고 있습니다.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해시레이트(Hashrate)*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해시레이트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가진 연산력(컴퓨팅 파워)의 총합으로, 얼마나 많은 채굴자들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느냐를 가늠하는 지표입니다.
해시레이트(Hashrate)
: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동원되는 컴퓨팅 파워로, 채굴하는 수요가 늘어나면 해시레이트가 증가하고, 채굴 수요가 적어지면 해시레이트도 감소한다
실제 과거 두 차례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해시레이트는 각각 24일, 18일 동안 21%, 11%씩 줄었다고 합니다. 반감기로 인해 채굴 보상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낮은 채굴자들은 시장에서 도태되었고, 그 바람에 비트코인 가격이 후행적으로 올랐다는 겁니다. 반면 반감기 이후에도 해시레이트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보수적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단 세 차례 있었던 반감기 경험만으로 ‘언제든 반감기를 거치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뛸 것’이라고 전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지금까지 채굴된 비트코인 양이 워낙 많은 탓에 앞으로는 반감기를 겪어도 소폭 줄어드는 채굴 보상규모가 전체 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결국 수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여러 직ㆍ간접적인 투자 방법이 생겨나는 만큼 반감기라는 이벤트는 그 자체만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 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감기 효과는 그 즈음에서의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비트코인 초보자를 위한 꿀팁 정리
: 전체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은 4년마다 한 번씩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가집니다. 이렇게 반감기를 거치면서 줄어든 공급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왔습니다. 이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중장기적으로 적립식 투자하는 방법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