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꿀팁

몸이 피로해서 한약을 먹어야겠는데 한약을 복용할 때는 밀가루 음식을 먹지 못한다고 해서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국수와 빵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럴 만도 한데, 과연 한약과 밀가루 음식은 무조건 맞지 않을까요?
밀의 효능
소맥小麥이라고 하는데, 서늘한 성질로 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하면서 열이 오르거나 갈증이 나는 것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간장의 기를 보양해줍니다. 외상으로 출혈이 있거나 탕화상湯火傷: 끓는 물이나 뜨거운 불에 데어서 생긴 상처을 입었을 때는 밀을 불에 검게 볶아 가루를 내어 상처에 붙이면 잘 낫습니다.
실제로 밀을 한약재로 쓸까?
한약재로 쓸 때는 물에 담가서 위에 뜨는 것을 쓰기에 부소맥浮小麥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데, 특히 잠잘 때 식은땀이 나는 도한盜汗에 아주 좋습니다. 또한 부인들의 신경불안·히스테리 증상을 치료하는 약재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부인들이 감정의 변화가 심하여 울다가 웃기도 하고 한숨이나 하품, 신음을 자주 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병을 부인장조증婦人臟躁證이라 하는데, 부소맥과 대추·감초를 함께 달인 감맥대조탕甘麥大棗湯이 특효약입니다.
밀가루를 먹을 때 주의할 점은?
밀가루는 기를 막는 성질이 있기에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적게 먹어야 합니다. 체질적으로 비·위장이 허약한 사람이나, 평소에 소화가 잘되는 사람이라도 질병이나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소화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밀가루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합니다.
밀가루 음식을 먹고 체하거나 배탈이 났을 때는 무를 먹으면 됩니다. 밀가루와 무가 상반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국수에는 무나물이 따라 나오는 것입니다. 무씨, 즉 나복자蘿蔔子는 한약재로 쓰이는데, 대표적인 소화제로서 특히 밀가루 음식을 비롯하여 곡식을 먹고 체한 경우에 효과가 좋습니다.
한약을 복용할 때 밀가루 음식을 먹지 말라는 이유는?
밀가루는 기를 막으므로 풍기를 동하게 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열이 많은 사람이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열이 더욱 오르게 되어 중풍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성인병을 치료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예방을 위해서도 주의해서 먹어야 합니다. 특히 당뇨병에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밀가루에 들어 있는 문제 성분
국수나 빵의 식감을 좋게 만드는 성분이 밀가루에 든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인데, 최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의학계에서 글루텐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에 소화기 질환, 자가면역 질환, 천식, 비염, 두통, 피부 발진, 대사증후군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밀가루를 비롯한 글루텐 함유 식품을 먹을 때마다 소장 점막에 면역 반응이 일어나 염증이 생기는 것을 글루텐 민감성gluten sensitivity이라고 합니다. 세계 인구의 약 10% 정도가 글루텐 민감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글루텐 민감성은 왜 생길까?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이 글루텐 함유 식품을 먹으면 위와 장에서 완전히 분해·흡수되지 않고 소장에 남아 장 점막의 면역 체계를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합니다. 염증 반응은 즉각 나타나지 않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장을 손상시키면서 온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런 반응이 계속되면 소장 점막에 틈이 생겨 글루텐은 물론 엔도톡신endotoxin, 내독소도 같이 들어와 전신에 염증을 유발하지요. 글루텐 함유 식품을 계속 먹으면 불면증, 두통이 생기고, 면역계와 호르몬 분비 장애로 인해 생리불순, 피로, 감염 질환까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글루텐 성분은 밀가루 외에도 어떤 식품에 들어 있을까?
글루텐은 밀가루에 주로 들어 있습니다. 최근 50년 동안 병충해에 잘 견디고 단백질 함유를 늘리기 위해 밀 품종 개량이 이뤄지면서 과거에 먹던 밀과는 전혀 다른 글루텐 유전자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새로운 글루텐은 훨씬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특징이 있어 글루텐 민감성이 있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글루텐 민감성이 있는 사람은 일단 밀가루 음식을 완전히 끊는 게 좋습니다.
가공식품 중에는 빵·튀김·파스타·맥주·엿기름·수프·소스에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간장·통조림 육류 등에도 들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글루텐 민감성을 가진 사람은 우유·유제품에도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