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써먹는 독서
매일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이 페이스북 뉴스피드news feed를 보고, 미국인은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직접 만나는 시간과 비슷한 시간을 페이스북에서 보낸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의 시선이 몰리는 만큼 뉴스피드의 위력은 막강하다. 뉴스피드는 우리의 기분을 움직일 수 있고 우리가 이념적으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만들 수 있다. 심하면 투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페이스북은 이렇게 중요한 뉴스피드에 표시되는 게시물을 어떻게 정할까?
게시자Creator 사용자가 게시자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
게시물Post 이 게시물에 대한 다른 사용자들의 반응이 얼마나 좋은가?
종류Type 사용자가 선호하는 게시물의 종류—상태 업데이트, 사진, 링크 등—는 무엇인가?
최신성Recency 게시물이 등록된 지 얼마나 되었는가?
페이스북은 매일 각 사용자에게 보여줘야 할 수백(혹은 수천) 개의 새로운 게시물을 어떻게 정렬할까? 페이스북도 구글과 마찬가지로 알고리즘을 이용해 중요도를 판단한다. 이때 고려하는 요인이 수없이 많지만 여기서는 가장 중요한 네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상호작용을 많이 한 사람(예: 메시지를 더 많이 주고받거나 태그를 더 많이 한 사람)의 게시물을 더 많이 보여준다. 그 사람의 새로운 게시물에 더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게시물의 질이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반응(예: ‘좋아요Like ’, 댓글)이 많은 게시물일수록 더 흥미로운 게시물이라고 판단해서 뉴스피드의 상단에 표시한다.
셋째, 게시물의 종류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어떤 종류의 게시물(동영상, 글, 사진 등)에 더 많이 반응하는지 파악해서 그에 해당하는 게시물을 더 많이 보여준다.
넷째, 게시물의 최신성이다. 최근에 올라온 게시물일수록 순위가 높아진다.
물론 그 밖에도 많은 요인이 존재한다. 다음은 《타임Time》의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휴대폰의 인터넷 속도가 느리면 동영상이 적게 표시된다. 댓글에 ‘축하’라는 단어가 있으면 중요한 날에 대한 게시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순위가 올라간다. 어떤 게시물을 클릭한 뒤에 ‘좋아요’를 눌렀다면 읽고 마음에 들었을 확률이 높으므로, 게시물을 클릭하기 전에 ‘좋아요’를 누른 것보다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짐작하다시피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뉴스피드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확률, 즉 ‘참여율’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뉴스피드가 마음에 들면 그만큼 스크롤을 많이 내리게 되고, 그러면 더욱더 많은 광고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물론 광고는 페이스북의 주 수입원이다.
이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유리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누구나 자신의 게시물이 친구들의 뉴스피드에서 최상위에 노출되길 원한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공유가 많이 되는 게시물에 높은 점수를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되도록 공유가 많이 될 만한 게시물을 올리려고 한다. 공유가 많이 발생하면 페이스북은 그만큼 게시물이 늘어나서 사이사이에 광고를 배치할 수 있는 공간 역시 많아진다.
가짜뉴스와의 전쟁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알고리즘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악랄한 해커hacker들에게 악용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알고리즘은 인간이 관리하지 않으면 괴물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일어난 페이스북 가짜뉴스 파동이다. 뉴스피드 알고리즘은 게시물의 진실성이나 신뢰성을 따지지 않는다. 다만 참여율만 극대화하려고 할 뿐이다. 가짜뉴스 배포자들은 이런 허점을 이용해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을 중상모략하는 뉴스를 페이스북에 퍼뜨렸다. 이런 뉴스는 그 선정성 때문에 많은 클릭과 댓글을 유발하면서 알고리즘에 의해 많은 사람의 뉴스피드 상단에 표시됐다.
이후 페이스북은 가짜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여러 차례 업데이트했다. 일례로 2018년에 ‘의미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쉽게 말해 뉴스 기사보다 친구들의 게시물을 더 많이 표시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페이스북도 인정했지만 ‘의미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게시물의 ‘좋아요’와 클릭 수를 계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페이스북은 더 나아가 뉴스피드 알고리즘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을 만드는 목적이 인간의 노동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지만, 알고리즘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사용자가 게시물을 가짜뉴스로 지목할 수 있는 기능이 신설됐고, 소수의 인원이 소정의 보수를 받고 한자리에 모여서 뉴스피드를 보고 알고리즘 설계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일종의 간담회도 생겼다. (페이스북도 보고 돈도 버는 알바라니!)
알고리즘은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어떤 신비로운 힘이 아니다. 알고리즘은 컴퓨터에게 특정한 작업을 시키기 위해 만든 규칙의 집합체에 불과하다(그 규칙들이 복잡하긴 하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때로는 기계와 인간의 협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