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써먹는 독서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의 주인공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인공 팀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났다. 팀은 첫눈에 반한 메리의 사랑을 얻기 위해 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어설픈 말과 어색한 행동으로 실수를 할 때마다 시간을 되돌려 자신의 말을 정정하고 메리와 후회 없이 최고의 순간들을 보낸다.
우리에게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이밍을 놓쳐도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야 할 말을 놓치지 않는 법
흔히 ‘인생과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한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대화에서도 타이밍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평소에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긴장하거나 당황하면 해야 할 말을 미처 하지 못한다. 불편한 상황에 처하거나 낯선 관계로 인해 마음이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타이밍을 놓쳐서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면 자칫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기성 씨는 회사를 대표하여 거래처와 회의를 가졌다. 중요한 협상을 위해 참가한 미팅에서 거래처 팀장의 얼굴에 불편한 심기가 고스란히 드러나자 기성 씨는 혼란스러웠다. 팀장은 기성 씨가 발언하는 내내 시선을 돌린 채 한숨을 쉬었다. 기성 씨는 팀장의 눈치를 보다가 꼭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발언권을 넘겼다.
결과적으로 기성 씨는 중요한 협상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상대방에게 양보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팀장이 무례하게 군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의 입장을 밝힐 타이밍을 놓친 것은 기성 씨의 잘못이다. 결국 기성 씨는 상사에게 크게 질책을 받고 말았다.
기성 씨처럼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다가 꼭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자신은 물론 회사 전체에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우리는 대인관계에서 긴장감과 불편함을 주는 사람들과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때마다 당황하지 말고 예의를 갖추되 분명하게 나의 의사를 표현하는 연습을 하자. 자신의 입장을 제때 표현하지 못하면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설득이나 주장도 물론 그렇지만 사과할 때의 타이밍은 훨씬 더 중요하다.
민성 씨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의도하지 않게 말실수를 했는데, 그저 얼버무리기에 급급해 사과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아까 한 말은 실수였는데…… 굳이 다시 언급하기도 뭣하고 어쩌면 좋지?’
한번 타이밍을 놓치자 그 말을 다시 꺼내기가 민망해 제대로 사과하지 못하고 넘어가 버린 것이다. 친구와의 사이가 소원해진 후에야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를 놓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틀어진 관계를 되돌릴 수 없었다.
화술 컨설턴트 존 케이도는 《한 마디 사과가 백 마디 설득을 이긴다》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이므로 말실수 후에 얼마나 빨리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과할 타이밍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말실수를 인지한 순간 즉시 정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조금 시간을 두고 나의 잘못을 되짚어본 다음 사과할 기회를 엿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