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알아보는 비트코인 역사 (feat. 시뇨리지 뜻, 사이버펑크, 사토시 나카모토)

돈공부

비트코인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가상화폐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않은 분은 있을지라도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 않은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와 사실상의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인데요, 그 이유는 비트코인이 가상화폐의 원조이면서도 시장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코인이기 때문일 겁니다.

 전 세계엔 1만 개가 넘는 코인들이 난립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아직까진 비트코인이 곧 가상화폐이고, 가상화폐가 곧 비트코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의 역사를 안다는 건 가상화폐의 역사를 아는 것과도 같습니다.

리니지의 '아덴', 싸이월드의 '도토리'로 알아보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블록체인, 분산원장, 채굴, 노드란? 뜻과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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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란 대체 무엇인가요?  우리가 당분간 가상화폐라는 단어를 쓰겠다고 합의했다면, 이젠 가상화폐가 대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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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설명한 대로 비트코인은 채굴이라는 방식으로 직접 캐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은행이라는 매개체 없이도 직접 거래가 가능하도록 탈(脫)중앙화한 방식으로 고안된 획기적인 화폐시스템입니다. 특히 법정화폐를 발행하고 그 유통량을 조절하는 정부와 중앙은행이라는 ‘빅 브라더(Big brother)’*와 같은 존재를 부정하고, 거래에 있어서도 은행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혁신적이다 못해 혁명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빅 브라더(Big brother)
: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정보 독점 사회를 통제하는 중앙의 권력을 지칭한다

 ‘화폐 주조차익(Seigniorageㆍ시뇨리지)’이라는 경제용어가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법정화폐를 발행해 얻게 되는 이익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한국은행이 단돈 300원도 안 되는 제조원가를 들여 1만 원권이라고 쓰인 지폐 한 장을 찍으면 최소 9,700원에 이르는 이익을 단숨에 얻게 된다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중앙은행이 가지는 독점적 발권력 또는 화폐주조권을 부정하는 가상화폐는 중앙은행에 대한 도전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당국의 계속되는 가상화폐 견제와 핍박은 이런 배경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발칙한 가상화폐 역사적 개념은 1980년대 중반 미국을 중심으로 등장한 사이퍼펑크(Cypher Punk) 운동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이퍼펑크는 그 이전 세대인 히피족(族)처럼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않은 채 자유로운 삶을 누리려는 공통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고도의 컴퓨터 능력을 갖추고 이를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데 적극 활용하려 했다는 결정적 차이도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가상화폐를 통해 국가가 개인 정보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면 국가기능이 약화될 것이고 이는 정치ㆍ사회적 변화를 만들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런 첫 시도는 미국인 컴퓨터 과학자인 데이빗 차움(David L. Chaum) 전 뉴욕대 교수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1990년에 디지캐시(Digicash)라는 초기 가상화폐를 만들어 상업적으로 일부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눈치를 보던 금융회사들이 투자를 망설인 탓에 좌초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로스쿨을 나온 컴퓨터 과학자 닉 재보(Nick Szabo)는 사실상 비트코인의 원형으로 불리는 디지털 화폐인 비트골드(BitGold)를 고안했지만, 이 역시 실제 발행까지 이어지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중앙의 금융권력에 도전하고자 하는 또 다른 가상화폐의 도전이 부활했는데요, 금융위기의 기운이 여전하던 2008년 10월 31일 오후 2시 10분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암호학 전문가들과 아마추어 수백 명에게 보낸 이메일에 첨부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이용한 P2P(개인간) 거래방식>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비트코인 개념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 논문에서 사토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중앙은행이 화폐가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은 배신당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2009년 1월 3일 사토시는 최초의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을 생성하면서 그 보상으로 50개(BTC)의 비트코인을 채굴했고, 이것이 최초의 비트코인 발행이었습니다.

 그러나 디지캐시나 비트골드 등 선배 격인 디지털화폐들의 실패를 목격했던 전문가들은 한동안 비트코인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때 사토시를 지지해주는 두 번째 노드가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비트코인은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할 핀니(Hal Finney)라는 정보보안 프로그래머였는데, 이 사람은 비트코인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채굴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사토시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비트코인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 하나 둘 네트워크에 참여했고, 이들이 모여 2009년 11월에 비트코인 포럼(bitcointalk.org)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반 년쯤 지난 2010년 5월 18일 저녁, 이 포럼 멤버인 라즐로 헤인네츠(Laszlo Hanyecz)라는 프로그래머는 ‘피자 두 판을 주면 비트코인 1만BTC*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고, 이 포럼에 있던 다른 회원이 이를 수락해 파파존스 피자 두 판과 1만BTC를 서로 주고받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실제 거래를 성사시킨 사건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헤인네츠가 당시 피자 두 판을 샀던 가격을 2021년 10월 22일 기준 비트코인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6억 3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7,430억 원에 이른다는 겁니다. 그 두 판의 피자는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피자였을 겁니다.

BTC
: 우리나라 원화를 표기할 때 ‘KRW’라고 쓰듯이, BTC는 비트코인을 표기하는 통화 심볼이면서 비트코인의 개수를 헤아리는 단위임

 이렇게 채굴과 개인 간 거래로만 이뤄지던 비트코인 거래는 2010년 7월 17일 문을 연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일본 마운트곡스(Mt.Gox)로 인해 거래소를 통한 투자 시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3년 4월에 설립되어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코빗(Korbit)이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입니다. 비트코인을 가지고자 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채굴만으로는 그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입니다.

비트코인 초보자를 위한 꿀팁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의 역할이 한계가 다다른 것으로 보였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빅 브라더’와도 같은 중앙은행과 은행을 매개로 한 중앙화된 금융시스템에 반기를 든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만든 탈중앙화 한 화폐시스템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 금융시스템이나 금융 기득권에 대한 도전이나 저항의 개념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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