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정
눈 덮인 저 산 중턱 계곡에 토끼 뛰겠지. 뛰다가 눈높이에 발 짧아 배 대인 자리가 발자국 따라 끌려 있지. 눈 덮여 숨겨진 먹이찾아 배 채우려고 엄마 떠난 발자국 안 보일 때까지 세며 기다리다가 지쳐 언덕 양지바른 아래 고이 잠들면은. 큰 귀 스치는 바람 소리 나뭇가지들 지날 때 내는 차가움 싣고 들리건만 괘념치도 않은채 소록소록 꿈꾸며 지난 여름내 엄마랑 같이 깡총깡총 뛰며 걸음마 배워 한참 잘 뛴다고 으스댈 때 개구리며 다람쥐들에게도 뽐내었었는데. 날 추워진 지금 그 동무들 다 지네 집에 가버리고 엄마랑 같이 살쾡이며 매를 피해 다니며 다정하게 살았는데. 난생 처음 보는 하얀 것들이 내려덮은 산 계곡은 조용하기만 하고 키 모자라는 어린 토끼가 엄마 따라 몇 번 눈 덮인 위를 뛰어보다가 빠져서 앞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