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모든 좋은 습관들의 어머니다.

써먹는 독서

 

감정은 시도 때도 없이 사방으로 날뛴다. 하지만 몸은 그렇지 못하다. 분노와 기쁨, 슬픔과 같이 일시적인 표출로만 보여지기 마련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아주 커다란 암흑이 마음을 헤집고 다닐 수도 있다. 반대로 단순히 즐거워 보이지만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만족감과 기쁨, 환희에 차 있을 수도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가능하다면 우리는 모두 밝은 마음을 지니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쉽게 간절한 그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가득차게 되면 될 일도 망치고 만다.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 세상사와도 같다. 도무지 예측하려고 해도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혼자서 자그마한 촛불 하나 켠다고 해서 얼마나 밝아지겠나.

 

하지만 당장의 한걸음을 디디기 위해서는 이보다 큰 도움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장 앞을 밝혀줄 행동이 필요하다.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만큼의 성과가 있는 행동 말이다. 바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분명해야 하고, 행동 자체가 매력적이어야 하며, 마음에 부담감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쉬워야 하고, 해냈을 때 만족스러워야 한다. 이 네 가지 요건들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행동들을 꾸준히 이어갈수록 마음은 밝아질 것이다. 좋은 습관의 형성은 처음에는 촛불 같지만 나중에는 횃불, 아니 바다를 비추는 등대와 같이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어디선가 헤매고 있는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큰 빛이 될 수 있다.

 

핵심은 움직여야 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위의 네 가지 요건에 맞춰서 바라보자.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8시에 공원에서 5km를 30분 안에 달린다. 분명한 행동이다. 달리고 난 뒤에 평소에 보고 싶었던 넷플릭스를 한편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기존에 자리잡고 있던 내가 좋아하는 습관과 연결시키면 보다 쉽게 습관을 만들 수 있다. 또 뛰고 난 뒤에 개운해질 정신과 빠질 살들을 생각하면 내리 연속 넷플릭스를 두 편 보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이런 생각이 기존의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들게 해 멀리하게 해주고 새롭게 시작하는 건강한 행동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

 

출근 전에 운동복과 운동화를 문앞에 세팅해 놓자. 퇴근 후에 바로 입고 달릴 수 있도록. 사전 준비과정을 미리 세팅해두면 본 행동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주는 의식적인 행위를 통해 꾸준히, 쉽게 해나갈 수 있다. 달리기 너무 힘든 날에도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집앞에서 잠시나마 걷다 오자. 이것만으로도 아주 큰 변화라는 것을 명심하자. 마음에 부담감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쉬워야 한다

 

뛰고 난 이후에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아주 만족스러운 보상이겠지만 결국 달리기를 하는 목적은 건강을 챙기는 행위를 통해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정신을 맑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만족감이 나의 궁극적인 목표, 나의 정체성과 결부될 때 평생 가져갈 좋은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 '나는 나의 건강을, 삶을, 정신을 위해 달리는 사람이다'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달리는 것은 그냥 살 빼려고 달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정신을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은 삶에 대한 태도와 정신, 마음을 한 차원 더 풍족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기록은 필수다. 기록은 나의 현 상태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강력한 수단이자.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 하루, 한 주, 한 달, 일 년 동안 달리기를 기록해 나간다면 그 기록된 과정들이 쌓여, 후에 바라봤을 때 나에게 주는 내적 보상, 만족감은 다른 어떤 만족감과도 비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달리는 행위를 통해 육체적 건강함은 물론 삶의 풍족함까지 알차게 챙길 수 있다. 이런 삶에서 풍겨나오는 향기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 당연지사다. 이처럼 기록은 모든 좋은 습관들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