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있는 중매쟁이

인생을 詩로 보자

 

춤바람 몸에 밴 하얀 나비가

나풀나풀 하늘하늘 가벼이 난다

 

장미꽃 밤꽃 짙은 향내

풀숲 속에 흩어 날리고

 

이 꽃 저 꽃 기웃기웃하는 나비를

총각이라 부르고

 

곱게 봉오리 벗어난 예쁜 꽃들을

처녀라고 부르기엔

너무도 안 어울린다

 

어느 부모가 저런 총각에게

자기 딸을 맡길까

 

어느 처녀가 저런 호색한 나비를

신랑으로 맞아들일까

 

아무리 이래 보고 저리 봐도

저 하얀 나비 바쁜 모습은

 

꽃피고 잎 푸른 시절에

바람과 함께 나타난

 

실수 없는 중매쟁이 같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