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닿아야만 나는 빗소리

인생을 詩로 보자

 

빗물 부딪힌 소리가

빗소리로 들린다

 

이렇게 급하게 내리는 비를 일컬어

장대비라 하고

 

보일 듯 말 듯 겨우 내리는 가는 비를

보슬비라 한다

 

사람들은 이런 보슬비를 가리켜

소리도 없이 내린다고 말한다

 

하기야 시끄럽게 내리는 비와

아무 소리도 안 들리면서 땅을 적시는 비를

구별해서 하는 말일 게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구름에서도 공중에서도 안 들리는 소리

 

땅 위의 어느 것들에 닿을 때에만 들리는

부딪힘의 시끄러운 음일뿐인데

사람들은 빗소리라고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