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지킴이
ㆍ인생을 詩로 보자
유월을 맞는 빨간 장미꽃
곱게 피어 예쁘기도 하다
하얀 찔레꽃 작긴 하지만
가시 돋친 가시 끝에
깨끗이 피어나고 있다
꽃 다른 모습으로 피어난
이 두 나무는 너무도 닮아
침 두른 줄기는 꽃잎에 이어져 있구나
말없는 꽃이지만 아름다운 어느 여인의
정신 속에 흐르는 보호 본능이
순결을 지키려는 의지 같아 보인다
예쁜 얼굴처럼 내어 민 장미꽃의
침 두른 가지 끝에 활짝 피어 있고
뒤이어 피어나려는 봉오리들도 팽창되어 있다
저렇게 침 많아도 가지의 뾰족함에
꽃잎 상할 위험 안 보여 안심은 된다
가늘고 길다란 줄기가 바람에 크게 흔들려도
잎 하나 상할 염려가 없다
장미꽃잎보다 더 작은 잎사귀가 촘촘히 피어있어도
침에 찔려 상처 입을 염려 없을 것이다
혹 어떤 괴팍한 성질의 여인 중에
남 듣기 싫어하는 줄 모르고
뾰족한 말을 잘 내뱉거나
신경질적인 표현을 곧잘 해서
자신의 인격에나 교양에 흠 잡혀도
양심 속에 느껴지는 부끄러움 없는 편이
더 낫다고 여겨진다
장미의 침들은 잎들에 덮였어도
청순했던 옛 여인들의 가슴 덮은 속옷보다
더 깊은 마음속에 지녔던
장도(칼)의 뾰족함이 지닌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