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벌써 사십이다

인생을 詩로 보자

"기억만이 달려가고 희망만 달려가는

과거와 미래보다는

내 작은 몸이 머물러 있는

아니,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내 삶의 승패를 결정할 시발점임을

스스로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내 나이 벌써 사십이다.

별로 해놓은 일 없이 청춘을 다 보냈구나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전개될까?

미지의 시간 앞에서 겸손하게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한 가닥의 희망이 있다면

달려온 과거를 연상해 보면

거기에 있었던 많은 사연들이 희미하게나마

나의 삶의 방향 진로를 정해 줄 것 같다


항상 느꼈던 일이었지만

현재의 시간을 알차게 못 메꾸었을 때

그것이 과거라는 추억을 장식해 버리고

미래가 나의 현실로 접어들면

아쉬워하는 공간이 생겨서

또 미래에 생길 나의 무능함이 드러날 때는

반성이라는 법관이

내 달려온 길을 낱낱이 재판할 것이다


거기에서 무슨 말로 그 누구가

나를 변호해 주리라고 기대하지 못할 건 뻔한 일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이 내 남은 생에서

가장 중요한 현실임을 재인식하게 해주고 있다


기억만이 달려가고 희망만 달려가는

과거와 미래보다는

내 작은 몸이 머물러 있는

아니,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내 삶의 승패를 결정할 시발점임을

스스로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승리의 삶을 위한 전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의 패배를 바란다면 아무 걱정 없다

그냥 그대로, 되는 대로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세상은 나 때문에 존재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낄 때도 있다

그리고 또 내가 세상을 위하여 있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말이다


불쌍한 사람 너무 많다

그러나 불쌍히 여기는 사람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거기에 내 하나라도 빠진다면

불쌍한 사람 하나 더 는다


나는 누군가를 돕고 살아가고 싶지만

어느 성인군자들과 같이

아무에게나 온정이 다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거기에 내 인간임을

한 번 더 생각케 한다

내 동정심, 아니 긍휼에도

구별하는 선이 쳐져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