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움직이는 강력한 프레임 6가지

써먹는 독서

어떻게 행동할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어떻게 생각할지만 명확하게 제시해서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

 

 

 20세기 중반 미국 광고회사의 관리자였던 로저 리브스 Rosser Reeves는 다음 3가지 이유로 유명세를 얻었다.

 

 첫째, 그는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든 경쟁자와 무엇이 다른지 차별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독특한 판매제안)'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둘째, 그는 1952년 "나는 아이크가 좋아요 I like Ike"라는 후렴구가 들어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Dwight Eisenhower의 선거광고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 선거용 텔레비전 광고를 만든 최초의 광고인 중 한 명이다.

 

 셋째, 리브스는 명확성이라는 불변의 힘을 보여준, 광고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의 주인공이다.

 

 지금 하려는 이야기가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히 맞는지는 알 수 없다. 아무래도 50년 넘게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보니, 실제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야기의 큰 그림은 대충 이렇다.

 

 어느 날 오후, 리브스와 그의 동료는 센트럴파크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들은 매디슨 에비뉴에 있는 사무실로 돌아오던 길에 한 남자가 공원에 앉아 돈을 구걸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남자 앞에는 돈을 받는 컵 하나가 있었고, 그 옆에는 두꺼운 종이에 손으로 적은 푯말이 보였는데,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저는 장님입니다 I am blind."

 

 남자의 컵에는 안쓰럽게도 동전 몇 개가 전부였다. 다른 사람을 움직여 동냥을 받으려는 시도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리브스는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리브스는 동료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저 남자의 푯말에 단어 4개만 추가하면 남자가 돈을 훨씬 더 많이 벌게 해 줄 수 있어. 어때, 돈을 걸어보지 않겠나?"

 

 리브스의 말을 믿지 못한 동료는 내기에 응했다. 그러자 리브스는 어려운 처지의 남자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자기가 광고에 대해서 조금 아는 것이 있으니 푯말을 조금만 바꾸어서 돈을 더 많이 벌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 남자는 동의했다. 리브스는 굵은 펜으로 단어 4개를 덧붙인 다음, 동료와 함께 뒤로 가서 지켜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금세 행인 몇 명이 컵에 동전을 던졌다. 어떤 사람은 가던 길을 멈추고 걸인에게 말을 걸더니, 지갑에서 지폐를 척 꺼내 들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컵에는 돈이 가득했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슬퍼 보이던 앞 못 보는 걸인은 컵에 돈이 그득한 걸 알고는 활짝 웃었다.

 

 그렇다면 리브스가 덧붙인 4개의 단어는 무엇이었을까? 그 4개의 단어는 다음과 같았다.

 

 "어느덧 봄이 왔습니다 그리고 It is springtime and"

 

 그리하여 이제 푯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어느덧 봄이 왔는데, 저는 장님입니다. It is springtime and I am blind."

 

 리브스는 내기에서 이겼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서 배울 점이 있다. 명확성은 대조에 달렸다. 위의 경우 걸인의 푯말을 본 사람들은 자기와 걸인의 극명하게 비교되는 현실을 보자 걸인에게 공감하여 움직였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교수이자 이전 세대의 가장 중요한 사회과학자 중 한 명인 로버트 치알디니는 이를 '대조효과 contrast principle'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따로 볼 때보다 다른 것과 비교해서 볼 때 더 잘 이해하기 마련이다. 지난 30여 년간의 연구결과를 통해 치알디니는 학자와 실무자 모두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원동력이라고 알고 있었던 사고방식을 바꿔왔다. 그리고 그의 핵심적 통찰 중 하나는 대조가 설득의 모든 측면에서 작동하며, 심지어 그 효과를 증폭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떠오른다. 무엇과 비교할 것인가?

 

 당신이 제안한 것이 다른 대안과 대조되어 장점이 명확히 드러나게 하는 프레임에 넣어 질문하면 된다. 프레임을 정하는 법을 연구한 책은 매우 다양하지만 내용이 상충되는 부분도 있다. 아래 5가지 프레임은 당신이 움직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명확성을 제공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1. 더 작은 프레임

 

 누구나 선택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할 수 있다.

 

 어느 유명한 연구에서 컬럼비아 대학교의 시나 이옌가 Sheena Iyengar와 스탠포드 대학교의 마크 래퍼 Mark Lepper는 캘리포니아 주 멘로 파크에 있는 고급 식료품점에 부스를 설치하고,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맛의 잼을 맛보고 살 수 있게 하는 실험을 했다.

 

 맨 처음에는 부스에서 24가지 맛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일주일 후, 이옌가와 래퍼는 6가지만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부스를 설치했다. 당연하게도 선택지가 적은 부스보다 선택지가 많은 부스에 더 많은 고객이 찾아왔다.

 

 하지만 막상 고객들의 실제 구매 여부를 따져보자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어서, 인간 동기에 관한 전통적인 심리학적 이론과 이성적 선택이라는 경제이론의 기본 가정을 뒤흔들 정도였다. 24가지 종류의 잼이 있는 부스를 찾은 고객 가운데는 겨우 3퍼센트만이 잼을 구매했다. 한편 선택이 더 제한된 부스에서는 방문자의 30퍼센트가 구매했다.

 

 다시 말해, 고객의 선택지를 24가지에서 6가지로 제한하자 매출이 10배로 증가한 것이다.

 

 좀 더 최근 연구결과를 보자. 이번에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독일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상상하도록 요구했다. 그 후 연구자들은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575달러짜리 독일어 인터넷 강좌와 449달러짜리 독일어 학습 스프트웨어 중 선택하도록 했다. 다른 그룹은 똑같은 575달러짜리 인터넷 강좌와 449달러짜리 소프트웨어에 덤으로 독일어 사전까지 주는 선택 중에서 고르도록 했다.

 

 첫 번째 그룹 중 49퍼센트가 인터넷 강좌 대신 소프트웨어를 골랐다. 그러나 이익이 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그룹 중에서 소프트웨어를 고른 사람은 단지 36퍼센트였다.

 

 "제품에 비싸지 않은 아이템을 덧붙여주면 고객의 지불 의사는 감소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결론지었다. 많은 예에서 보듯, 더하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선택과 대안이 가득한 세상에서 큐레이션이 특히 중요한 이유이다. 선택권을 제한하는 쪽으로 프레임을 잡아주면, 사람들이 선택지에 압도되지 않고 더 명확하게 선택지를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 Mies van der Rohe가 빌딩 설계에 관해 했던 말은 빌딩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설득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줄일수록 많아진다 Less is more."

 

 

 2경험의 프레임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물건의 특징에 따라 시장에서 파는 물건의 분류한다. 잔디 깎는 기계는 햄버거와 다른 부류에 속하고, 햄버거는 마사지와 다른 분류에 속한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자들은 사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물건을 분류한다.

 

 따라서 '소유할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물건을 가지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 물질적 소비 material purchase이고, '살면서 겪는 일련의 사건이나 경험을 얻으려는 게 주된 목적'이라면 경험적 소비 expriential purchase이다.

 

 몇몇 연구자들은 물질을 구매할 때보다 경험을 구매할 때 더 큰 만족을 얻었음을 밝혀냈다.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캠퍼스의 리프 반 보벤 Leaf Van Boven과 코넬 대학교의 토머스 길로비치 Thmas Gilovich는 미국인과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에 했던 구매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부탁했다.

 

 그런데 응답자 중 압도적 다수가 물질적 소비보다 경험적 소비를 할 때 더 행복했다고 답했다. 그들은 미래의 소비에 대해서 생각할 때에도 물질적 상품보다는 경험이 더 기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현상은 몇 가지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물질의 변화에는 빠르게 익숙해진다. 3주 전까지만 해도 새로 산 호화로운 BMW를 보면 그렇게 기쁘더니, 이제는 그저 직장에 오갈 때 이용하는 교통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제주도 올레길을 자전거로 완주했던 경험은 우리의 마음에 오래 남으며,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차원적인 불편함(진드기 등)은 잊고 고차원적인 즐거움(놀라운 일몰 광경 등)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경험은 대화의 소재와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동질감을 형성하게 해주는 등 만족감을 준다.

 

 결국 경험의 관점에서 세일즈의 프레임을 잡으면 고객을 만족시키고 거래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당신이 차를 팔 때는 자동차 시트에 쓰인 고급스러운 코린트산 가죽을 무리해서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새로운 장소를 가고, 옛 친구를 만나고, 추억을 더하는 등 그 차가 가능케 할 일을 알려줘라.

 

 

 3. 이름표 프레임

 

 경제학을 공부했거나, 냉전시대를 살았거나, 보드게임을 해봤다면 당신의 죄수의 딜레마에 익숙할 것이다. 기본적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A와 B는 범죄를 저질러 체포되었지만, 경찰과 검사는 이들을 기소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 그래서 그들은 두 용의자를 따로 심문하여 압박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A와 B 모두가 침묵을 지키면, 해당 범죄와는 무관한 건으로 징역 1개월 정도의 가벼운 선고만 받을 것이다. 둘 다 자백한다면, 각각 6개월 형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A는 자백하는데 B가 침묵한다면, B는 감옥에 10년간 갇히고 A는 자유의 몸이 되어 걸어 나올 것이다. 반대로 B가 자백하고 A가 침묵한다면, A는 10년 동안 감옥에 살고 B는 걸어 나올 것이다.

 

 A와 B는 서로 입을 다물어 서로 협력하는 편이 확실히 낫다. 그러나 한쪽이 다른 쪽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동업자가 배신할 경우 감옥에 오래 갇힐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이것이 짧게 요약한 '죄수의 딜레마 prisoner's dilemma'이다.

 

 2004년 이스라엘의 학제간연구소 Interdisciplinary Center, 미국 공군사관학교, 스탠포드 대학교의 사회과학자들이 이 게임을 해보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그러나 게임의 이름은 바꾸었다. 한 그룹에서는 '월 스트리트 게임'이라고 불렀고, 다른 그룹에서는 '공동체 게임'이라고 불렀다. 이름표 바꾸기와도 같은 악의 없는 조작이 행동을 변화시킬 만큼 눈에 띌 마난 결과를 가져왔을까? 물론이다.

 

 월 스트리트 게임에서는 33퍼센트의 참가자만이 서로 협력해서 자유의 몸이 되었다. 반면 공동체 게임에서는 무려 66퍼센트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름표는 사람들이 "무엇과 비교해서?"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줬다. 이름표는 게임에 맥락을 부여하고, 무엇이 요구되는지에 대한 힌트를 줬으며, 결국에는 행동을 변화시켰다.

 

 이와 유사한 일이 1975년 시카고 공립학교의 5학년 3개 학급에서도 일어났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연구자 3명은 학급들을 3개의 그룹으로 임의로 분류했다. 한 주 동안 교사와 관리인들은 첫 번째 그룹에 속한 학생들에게 그들이 정말 단정하며, 그들의 교실이 학교에서 실제로 제일 단정한 교실 중 하나라고 말해줬다.

 

 두 번째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쓰레기를 줍고, 책상을 정돈하고, 교실을 깨끗이 하라고만 말했다. 세 번째 그룹은 대조군(실험집단의 결과와 비교하기 위해 실험 처리를 하지 않은 집단)이었다.

 

 나중에 조사자들이 교실 내 쓰레기의 양을 측정하여 실험 전 수준과 비교하자, 그 결과는 오해의 여지없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확실히 가장 단정한 그룹은 '단정하다'고 이름표를 붙인 첫 번째 그룹이었다. 단지 긍정적인 이름표를 붙여 학생들이 자신을 다른 학생들과 비교되도록 도움을 준 것만으로도 더 고상한 행동을 하게 만든 것이다.

 

 

 4. 흠집 프레임

 

 다른 사람을 움직일 때 부정적인 면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까?

 

 2012년 3명의 마케팅 교수들이 이 사실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한 실험에서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이 인터넷으로 등산화를 사는 상황을 가정하여 어떤 등산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자들은 그룹의 반에게는 정형외과의가 추천한 깔창, 방수 소재, 5년간 품질보증 등 등산화에 대한 장점을 모두 열거했다.

 

 나머지 반에게는 장점을 모두 알려주는 것에 덧붙여, 불행히도 색상이 두 종류밖에 없다는 단점을 첨가하였다. 놀랍게도 많은 경우 긍정적인 정보만 받은 사람들보다는 약간의 부정적인 정보도 함께 받은 사람들 가운데 등산화를 산 사람이 더 많았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에 '흠집 효과 blemishing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상품을 긍정적으로 설명하면서 부정적인 설명을 약간 덧붙이면 그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가 늘어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흠집 효과는 2가지 조건하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

 

 첫째, 사람들이 정보를 처리할 때 소위 '적게 노력하는 상태'여야 한다. 이는 집중해서 꼼꼼하게 살펴보고 결정하는 대신에, 바쁘거나 다른 신경 쓸 일이 많아 대충 적당한 노력을 들여 결정을 내리는 상태를 말한다.

 

 둘째, 긍정적 정보를 준 후 부정적 정보를 줘야 하며, 그 반대로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대조가 명확성을 낳게 되는 또 다른 예이다. "개인이 이미 긍정적 정보를 접한 상황에서 약한 부정적 정보를 접하면, 약한 부정적 정보는 역설적이게도 긍정적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증대한다는 것이 핵심 논리이다."

 

 따라서 당신이 움직이고 싶은 사람이 당신의 말 하나하나를 따져보며 듣고 있지 않다면, 장점을 모두 나열하여 가벼운 단점을 하나 추가해보라. 작은 흠집이 하나 있다는 것을 정직하게 털어놓으면 당신이 내놓은 제안의 진정한 장점이 돋보일 것이다.

 

 

 5. 가능성 프레임

 

 지금까지 우리는 고급 잼, 독일어 소프트웨어, 멋지지만 약간 흠이 있는 등산화 판매 사례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그런데 우리 자신을 세일즈하기 위한 최적의 프레임은 무엇일까? 언뜻 생각하면 자신이 그동안 성사시킨 계약이나 분쟁을 해결했던 일, 수상 경력과 같이 자기가 이룬 업적을 강조하는 프레임이 가장 적절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스탠포드 대학교의 재커리 토르말라 Zakary Tormala제이슨 지아 Jayson Jia,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노튼 Michael Norton은 2012년 발표한 흥미롭고도 광범위한 논문에서 다른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가능성을 강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미국 프로농구팀 감독이라 가정하고 선수들과 계약해야 하는 역할을 주었다. 어떤 참가자는 어느 정도 우수한 기록을 올린 5년 경력의 선수에게 계약조건을 제시해야 했고, 또 어떤 참가자는 첫 5년간 이와 비슷한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측되는 신인 선수에게 계약조건을 제시해야 했다.

 

 평균적으로 실험 참가자들은 고참 선수들에게 6년 차 연봉으로 400만 달러 이상의 고액을 제시했다. 그러나 신인 선수가 6년 차를 맞았을 때 주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연봉은 500만 달러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와 비슷한 연구로 똑같은 코미디언을 광고하는 2개의 서로 다른 광고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한 광고는 '차세대의 놀라운 스타가 될' 코미디언 케빈 쉐이 Kevin Shea라고 했고, 다른 광고는 '놀라운 차세대 스타'인 코미디언 케빈 쉐이라고 했다. 첫 번째 광고가 두 번째 광고보다 더 많은 클릭수와 "좋아요"를 얻었다.

 

 마침내 연구자들은 다소 기이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뭔가 앞으로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은 똑같은 일을 실제로 잘하는 것보다 선호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의 가능성이 실제 성과보다 불확실하기 때문에 더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주장한다. 그 불확실성 때문에 자신이 평가하는 사람에 대하여 보다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며, 이를 위하여 보다 집중적인 정보 처리를 하게 되면 그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더 나은 이유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다음번에 당신 자신을 세일즈해야 한다면, 당신이 과거에 달성한 업적에 대해서만 집착하지 말고 미래에 달성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잠재력도 강조하라.

 

 

6. 타인에게 출구 알려주기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다룰 적당한 프레임을 찾아냈다면, 다음으로 한 단계를 더 밟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출구를 알려줘야 한다.

 

 대학에서 열리는 불우이웃을 위한 음식 모으기 자선행사에 관한 어느 연구는 이를 잘 보여준다. 먼저 학생들에게 음식을 '가장 기부하지 않을 것 같은' 친구와 '가장 잘 기부할 것 같은' 친구들을 각각 선정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 다음 연구자들은 각각의 그룹을 반으로 나누었다.

 

 그리고는 기부를 잘할 것 같은 그룹 절반과 기부할 것 같지 않은 그룹 절반의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학생 하나하나의 이름을 지칭하면서 특정한 종류의 음식을 기부할 것을 요청하고 음식을 어디에 두면 되는지 보여주는 지도를 첨부했다. 며칠 후에는 이 학생들에게 기부할 것을 상기시키는 전화도 걸었다.

 

 한편 각 그룹의 나머지 절반, 즉 기부할 것 같은 학생의 절반과 기부할 것 같지 않은 학생의 절반에게는 다른 편지를 보냈다. 연구자들은 각 학생의 이름을 지칭하지 않고 '학생 귀하'라고 써서 보냈다. 편지에서는 특정한 종류의 음식을 요청하지도, 지도를 첨부하지도 않았다. 이 학생들에게는 기부할 것을 상기시키는 전화도 하지 않았다.

 

 학생들의 성향편지의 내용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했을까?

 

 기부할 것 같지 않은 학생들 가운데 간단한 편지를 받은 그룹이 실제로 기부한 비율은 충격적 이게도 0퍼센트였다. 하지만 반대로 기부를 잘할 것 같은 학생들 중 똑같이 간단한 편지를 받은 그룹 역시 연구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 선행을 보여주지 않았다. 겨우 8퍼센트만이 음식을 기부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세부사항을 알려주는 편지의 효과는 엄청났다. 구체적인 호소와 지도와 기부할 장소가 포함된 편지를 받은 경우, 기부할 것 같지 않은 학생의 25퍼센트가 실제로 기부에 참여했다.

 

 그들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요청 그 자체만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목적지에 도달하게끔 출구를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한 방법을 알려주며 구체적인 요구를 하자,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받지 못한 기부 잘할 것 같은 학생들보다 기부할 것 같지 않은 학생들이 무려 3배나 더 음식을 기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는 이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행동할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어떻게 생각할지만 명확하게 제시해서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

 

파는 것이 인간이다 / 다니엘 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