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는 웁니다

인생을 詩로 보자

 

꽤나 밝고 따스한 오월의 오후였다.

한 점 두 점 바람에 실려 흐르던 구름 위에서

번쩍이는 번갯불에 뒤이어

커다란 굉음이 울렸다.

여름 문턱을 넘는 소리인가 보다.

조그마한 청개구리들이 큰소리로 울어댄다.

 

내 어렸을 때 배운 말들 중에

엄마 말 안 듣던 청개구리가

모처럼 효도하느라고

엄마 유언 따라 강에다가 묘 터 정했던 일이

잘못된 걸 알고 울어댄다는 것이다.

 

모든 말을 반대로만 듣던 아들놈에게

차마 산에다 묻어 달라고 부탁 못하고

강에다가 묻어달라고 했다는 얘기다.

그래야만 반대로 산에다가 묻어주겠지

하고 바랬던 어머니의 내심도 모른 자식 놈

기어코 마지막 한 번이라도

말 좀 들어주자는 행동이 빗나가버린 것이다.

 

언제나 비오고 강물 불어날 때면

크게 울어대는 청개구리 소릴 얘기로 여기어

말 잘 들으라고 교훈하는 말이겠지만

어떻든 청승궂은 날이다.

청개구리들 빈소인 숲 속에 오늘 이 시간에는

그렇게도 매일 시끄럽게 재잘거리던

참새들마저도 숙연해져 있다.

 

묵념을 하는지

너무나 단조로운 빗방울 소리들만

숲 속을 내려깔고

먼 산들은 뿌옇게 눈꺼풀 내려 덮이듯이 깔리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처럼

빗물만 주룩주룩 내린다.